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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이야기

앤드워프의 여왕 앤 드멀미스터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V 당신의 컬렉션은 늘 낭만적이면서 강렬하다. 몇 시즌 전에는 런웨이에 진짜 눈이 내린 적도 있었다.

AD 그건 마술이었다!

 

V 도대체 어떻게 한 건가? AD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내게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라 고 물었다. 나는 천사들이 도왔다고 답했는데, 사실은 건물 천장에 커다란 구멍나 있었고 쇼가 시작하자 때마침 눈 내린 것뿐이다. 첫 번째 모델이 눈 내리는 런웨이를 걸어 나 올 때는 정말 마법 같았다. 단지 우연이었지만 정말 행복했다너무나도 아름다웠으니까.

V 당신의 쇼는 늘 사람들을 현실에서 살짝 벗어나게 한다. 현실감은 없지만 이상적인 무언 가가 존재하는 새로운 시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AD 늘 컬렉션을 통해 어떤 감정 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꿈꾸는 걸 사랑하는 동시에 그 꿈을 현실 세계로 끌어내고 자 한다.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감정과 사고방식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부정적인 것으로 가득한 게 현실이지만 나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걸 원치 않을 거다. 나는 믿음으로 충만하고 늘 그것을 향해 돌진한다. 그런 감정 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내가 굉장히 로맨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인 생을 사는 동안 내게 주어진 가장 큰 의무이자 도전 과제가 나 스스로도 행복한 동시에 타인 행복하게 만드는 거라 믿는다.

V 개인적으로 당신 같은 디자이너와 일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

AD 나는 늘 가슴으로 일한다. 단순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 내 감정이 더혜진 작업을 하려고 노력한다. 함 상 정직하기 위해 애쓰고 자신을 속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게 바로 나고 앞으로도 쭉 그림 것이다. 어쨌든 멋진 칭찬이다.

 

V 당신 같은 사고방식을 가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AD 나는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소한 이야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내 감정에 충실하며 그걸 믿고 따를 뿐이다.

V 20년 이상 일관되면서도 힘 있는 걸렉션을 선보여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AD 시즌마다 컬렉션 작업에 영감을 주는 대상있고 그 대상은 매번 완전히 새롭고 다르다. 그렇지 만 내 영혼은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내 컬렉션을 보면서 그 걸 하나의 스타일로 인지하는 거다. 외모와 취향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지만 영혼과 사고방식은 그럴 수 없기에 어떤 새로운 걸 시도하더라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매 시즌 다른 컬렉션을 전개하지만 보는 사람은 그게 단일한 영혼에서 발현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이 결국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내가 트렌드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사람들이 내가 나만의 영혼을 지켜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면 된다. 이렇듯 모든 것에는 자신만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관점이 있다면 내가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도전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요즘의 패션계는 이전과 달리 다양한 목 소리가 공존하고 사람들은 각자 자기 취향에 맞는 걸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모든 패션비슷비슷하다면 그건 단지 상품일 뿐이다. 영혼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늘 정직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런 노력쌓이면 사람들을 억지로 이해시킬 필요도 없어진다.저건 아름다워, 왜냐하면 내 생각에는 말이지같은 말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다.

 

V 처음 시작할 때 당신 역시 알려지지 않은, 영세한 디자이너였나?

AD 정말 그랬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으니까.

V 90년대였나?

AD 더 오래전이다. 1986년에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했고, 그 후 5년간 작 은 의류 회사에서 일했다. 나만의 조그만 컬렉션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월급을 악착같 이 모은 후 원단 사는 데 모두 써버렸다. 빈털터리가 됐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 두고 보자란 생각으로 열심히 옷을 만들어 작은 컬렉션을 구성한 뒤 그걸 가지고 런던으로 갔다.. 후회도 없고 영광도 없지만, 일단 두고 보자라고 생각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작은 스 랜드를 세워서 두 개의 상자에 든 옷을 옷걸이에 걸었고, 그게 다였다. 첫 번째 고객들이 나타나 옷을 둘러본 후 내게 조용히 "이것들을 살게요"라고 말했다. 놀란 나는 "사고 싶다 고요?"라고 되물었고 그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자 그들이 "우 리는 바니스 뉴욕에서 왔어요"라고 말했다. 난 몹시 놀랐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 걸 시작으로 나흘간 비슷한 일이 일어났고 많은 주문이 밀려왔다. 그렇지만 나는 돈이 한 푼도 없었기에 무슨 일부터 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주문량은 많았지만 원단 살 돈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나는 주문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선불로 지불해줄 것을 부탁했고 그 돈으로 원단을 사서 옷을 만들어 보냈다. 이를 발판으로 돈을 조금 번 다음부터 좀 더 큰 컬렉션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좀더 나은 수준으로, 세 개의 상자에 꽉 채울 만큼의 옷을 만들 수 있었다. 두 배의 주문이 쏟아졌고 그다음 주문량은 그 배가 됐 다. 나는 늘 그때 지닌 돈으로 얼마만큼의 옷을 만들어 팔 수 있을지를 계산해서 철저히 양을 조절했고, 주문량이 넘칠 때면 웨이팅 리스트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 웨이팅 리스트 에는 내 옷을 사려는 고객들의 이름이 길게 이어졌지만, 나는 수량을 넉넉히 만들 만한 큰 자금이 없었기에 계단을 올라가 듯 하나씩 천천히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인내심이 아주 많이 필요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던 터라 어쩔 수 없었다. 당시 모든 경제적인 관리를 직접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젠 정말 구닥다리처럼 들리는 사연이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

 

V 첫 고객이 바니스 뉴욕이라니 신인 디자이너들에게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AD 그렇긴 하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고 전혀 예상치 못하게 일어났다.

 

V 신인 디자이너들에게 굉장한 자극이 될 거다.

AD 많은 신인들이 든든한 경제적 후원자 나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나야 옷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이 나를 돕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 없었 다. 제대로 된 후원자를 기다릴 인내심도 없었고 머릿속에는 오직 우선 시작하고 보 자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어떤 일이든 제대로 잘만 하면 길이 열릴 거라 믿었기에 정말 제대로 잘해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스트레스기도 했다. 그렇지만 열심히 작업해서 좋은 결과물을 낸다면 나머지는 따라올 거라고 믿는 게 우선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뭔가를 하 기 위해선 돈부터 있어야 한다고 여기고 제대로 된 작업은 뒷전으로 하기 일쑤다. 그러나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잘해내는 거다. 그래야만 길을 찾을 수 있다. 두 발로 땅을 짚고 서서 스스로를 잃지 않는다면 주변 환경은 문제 될 게 없다. 나는 늘 가장 본질적으로 중 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인생에서 좋은 작업, 좋은 감정, 행복해지려는 의지가 뒷 받침된다면 다른 건 알아서 따라온다고 믿는다.

 

V 앤트워프의 매장은 마치 고딕양식의 아름다운 성 같았다. 그 성을 어떻게 갖게 됐나?

AD 패트릭과 나는 늘 매장을 열고 싶어 했지만 언제 어디에 매장을 열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어느 날 차를 타고 함께 레스토랑에 가던 길에 건물을 매매한다는 문구 가 쓰여 있는 걸 봤다. 순간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고 "바로 저거야!" 라고 외쳤다. 우린 마치 꿈꾸는 아이들 같았다. 저걸 사긴 힘들겠지만 시도해보자라고 생각했고 3일 후 우린 실제로 그곳을 가지게 됐다. 우리가 간절히 원해서인지, 건물주는 우리 요구 조건을 쉽게 받아들였고 결국 가지게 된 거다. 그 건물은 아주 오래전에 선원들을 위한 학교로 건축된 곳이었다.. 그 후 벨기에 정부가 농업 실험실로 써서 우리가 갔을 때는 내부의 작은 방들이 각 종 실험 용기와 이상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린 외관은 정말 아름다운데, 내부가. 하지만 뭐 어때, 다시 시작하자!"라고 말했다. 외관은 매우 아름다웠고 앤트워프 그 자체 같았기에 그대로 두고 우리만의 세계로 인테리어를 다시 꾸몄다. 나는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우리 집이나 작업실을 방문한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카나 페, 화이트 커튼, 옷 선반, 음악, 패트릭이 디자인한 테이블까지 모든 걸 내 아틀리에와 똑 같이 꾸몄다. 바깥 공간은 아주 협소했지만 작은 정원이 꼭 필요했기에 식물도 심었다. 방 문객들이 매장에서 내 영혼을 느끼길 바라는데, 그런 상호작용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V 당신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옷 입는 스타일이 어떻게 변 해왔나? 혹은 늘 '앤 드멀미 스터'' 스타일이었나?

AD 조금 다르게 입더라도 보는 이들은 동 일 인물이라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다. 나이가 들수록 유니폼의 개념이 좋아진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셔츠, 베스트, 팬츠 등을 사랑한다. 물론 직업의 일부이기에 더 그럴 것이다. 나는 옷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서 때로는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던 지 곤 한다. 그래서 가끔 내가 좋아하는 몇 벌의 옷, 내 성격을 잘 보여주는 옷만 골라서 그것 만 입기도 한다 그렇다고 매 시즌 새로운 옷을 입으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매 시즌 나와 가장 가까운 아이템을 골라 입는다.

V 매일 아침 옷 입는 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다.

AD 그렇다. 2분 정도? 사실 나쁜 습 관이 하나 있는데, 일단 마음에 들면 그것만 매일 입는 것이다. 그러다 낡으면 다른 걸 골라 또다시 계속 입는다. 아주 마음에 들 경우에는 똑같은 걸 네 벌씩 사기도 한다. 하나만 사서 입다가 낡아서 망가지면 너무 슬프지 않나. 똑같은 재킷, 팬츠, 베스트를 각각 네 벌씩 사는 이유는 1년 내내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입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신은 부츠는 다섯 결레째다.. 다 닮아서 더 이상 신을 수 없어지면 ''컬렉션다 시 한번 이걸 추가해야겠어 그 신발이 또 필요하거든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V 좋은 생각이다.

AD 친구들은 이런 방식을 매우 좋아한다. 그들은 "이 부츠가 다시 나와 서 정말 기, 새로 한 걸레 사고 싶었는데!"라고 말한다. 같은 아이템을 다시 만들 땐 디자 인에 약간의 변화를 주고 형태를 발전시키는데, 그러다 보면 "이거야! 이렇게 하니 더 좋은데? 원하던 바야!" 라고 외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V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그 시즌 내내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고민만 하다 놓치는 경우도 많기에 같은 아이템을 다시 살 수 있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AD 우린 매 시즌 수많은 아이템을 만들지만, 그중에 정말 훌륭한 건 어떻게든 계속되는 게 좋다고 본다. 정말 좋은 아이템이라면 한 시즌이 아니라 더 오랫동안 고객들이 선택할 테니까 말이다. 물론 늘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새로운 걸 생각할 때도 우리의 유산과 고유한 이미지를 고려한다. 내 생각에 이런 관점은 옷 입는 방식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끔 우리 아이템을 한 시즌에 한 피스씩 사는 고객들을 만나는데, 그런 식으로 10년 간 지속될 경우 그들의 옷장은 앤 드멀미 스터 옷으로 가득 차게 된다. 하지만 그건 각기 다른 시즌의 아이템이 모인 조합이고, 옷장의 주인은 그것을 재치 있게 믹스 매치해서 입 는 거다 매 시즌 더해질 때마다 옷을 활용할 범위는 무궁무진하게 넓어질 것이다. 그들은 자기 옷을 잘 보관하고, 절대 버리지 않고다양하게 활용한다. 그런 옷장이 멋진 이유는 그 안에 현실감 가득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매 시즌 완전히 새로운 옷장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담긴 옷장을 갖는 게 진짜 좋은 거다

V 그렇지만 패션은 매 시즌 너무 빨리 변하고 시즌이 바뀔 때마다 옷장의 옷을 모두 새로 사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낀다.

AD 그건 옳지 않다. 시즌이 바뀌는 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뭔가를 조직적으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매 시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릴 옷을 선 별해서 옷장에 더하면서 자기 스타일을 완성해야 한다. 쇼에 나오는 모든 아이템이 어울 릴 리가 없지 않나. 컬렉션은 아주 큰 범위의 제안이고 사람들은 자기 옷장에 필요한 아이 템을 그 안에서 고르는 거다. 16세 소녀는 (65세 남자든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옷에 관해 지닌 관점의 문제일 뿐이다. 내 컬렉션 안에 내가 원하는 것. 내 아들이 원하는 것. 내 어머니가 원하는 것이 공존할 수 있다. 우리 셋은 모두 각자의 스타일을 지 있고 각기 특징이 있다. 디자이너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 고객 층이 좀 더 확장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V 당신의 컬렉션은 매우 권셉추얼해 보이지만 누구나 쉽게 시도할 만한 상품성 높은 아이 도 항상 포함돼 있다.

AD 당연하다. 결국 우린 옷을 입기 위해 만드는 거 아닌가? 나는 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아름답고 심플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이 늘 여러 아이템으로 복잡하게 입고 싶어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나 역시 가끔 가볍고 심플한 스타일 랑을 하고 싶다. , 제대로 된 아이템으로그러나 그런 아이템을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 니라서 내가 직접 만드는 거다.

 

V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여성 컬렉션에 대해 중성적이라고 말한다. 여성복과 남성복 컬렉 션은 서로 많이 다른가?

AD 본질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의 신체 가 다르고, 여성복의 경우 옷을 만들다 직접 입어보면 곧바로 디자인에 대한 감을 얻을 수 있지만 남성복은 그게 불가능하다. 내 입장에서는 그게 가장 큰 차이다. 그럴 때는 남편에 게 옷을 입혀보곤 한다. 그는 늘 모든 옷을 입어보고 ", 좋아! 착용감은 좋은데 나는 이 결 더했으면 좋겠고, 저전 어떻게 변형했으면 좋겠고.." 등의 코멘트를 한다.

 

V 여자로서 남성이 어떤 옷을 살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AD 남자 역시 여자가 어떤 걸 원할지 예상하는 게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동성끼리만 나눌 수 있는 소소한 감정이나 일 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면에서 남자와 여자는 아주 상반되지만, 같은 인간이기에 여성성 과 남성성을 동시에 갖고 있고 이 둘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각각의 인간은 아주 흥 미로운 존재가 된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비율의 조합을 갖는다는 점이 내겐 매우 흥미 꼽다. 그래서 나는중성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중간적 성질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여성성과 남성성이 대립하고 섞이고 영향을 주고받는 일련의 것엔 관심이 많다. 그 면이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V 나도 어릴 땐 스케이트보드 타는 남자애들처럼 옷을 입고 다니곤 했다.

AD 하지만 동 시에 당신만의 여성성을 찾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옷에만 국한되지 않은 방식으로 말이다. 그런 것을 더 연구해서 다양한 여성과 남성을 위한 웃을 만들려고 한다.

V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당신과 대화하고 있는 기분이다.

AD 난 그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니까 나는 늘 진 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면에 있어서 나 자신을 바꿀 수 없다.

 

V 변하지 않길 바란다.

AD 당신 또한스케이트도 열심히 타고 말이다. 내 아들 빅터도 그 걸 즐기는데, 특히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점프하는 걸 좋아한다. 계단에서 퉁 하고 뛰어내 릴 때면 너무 즐거워 보이지만 난 '!' 하고 기겁하기 일쑤다. 내 아들은 아주 활동적이라 춤추고 머리를 땅에 대고 도는 것도 좋아한다.

 

V 비보잉이나 브레이크 댄스 말인가?

AD 브레이크 댄스! 마치 운동선수 같다. 머리를 땅 에 대고 돌고, 팔꿈치로도 도는 제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 아이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어 린 시절부터 아주 활동적이고 몸을 쓰는 데 능했다. 이제 스케이트보드는 예전만큼 타지 않지만 춤추는 건 여전히 좋아하고 음악도 매우 좋아한다. 혼자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집 에 스튜디오도 갖추고 있어서 집이 늘 시끄러운 편이다.

 

V 어떤 음악을 만드나?

AD 비주얼과 사운드를 결합한 거다. 지금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데,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미술과 음악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 2008 S/S 컬렉션 초대장도 빅터가 제작했다. 긴장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게 그 초대장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아주 부서지기 쉬우면서도 강한 대립적인 성질에 대

한 것이다.

 

V 아들당신처럼 옷 입나??

AD 그 아이는 빈티지 숍을 비롯한 다양한 매장에서 옷을 산다. 그리고 원래 가지고 있던 옷과 아버지의 옷장에서 가져온 옷을 믹스 매치해서 입 는 걸 즐긴다. 파티 같은 중요한 일있을 때면 드레스 룸에 들어가서 "아빠, 이거 써도 돼 요? 아빠 바지 입어도 되나요?"라고 외치곤 한다.

 

V 아들도 스타일리시한가?

AD 패트릭만큼은 아니다. 패트릭은 마치 시인 같지만 빅터는 소년 같고 아버지처럼 보이길 원치 않는다. 패트릭의 옷을 즐겨 입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매치해서 패트릭과는 또 다르게 멋져 보인다. 아들 역시 내 작업을 도와준다. 슈즈 작 업을 할 때 내가 빅터, 나 좀 도와줄래? 와서 이것 좀 신어봐"라고 그를 부른 적이 있다. 신발이 꽤 커서 내 작은 발에 신어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와서 모든 신발을 신어 보고 난 이 신발이 좋아 저건 좀 더 그 부분을 높여야 할 것 같아. 그래야 더 쿨해 보이지" 등의 조언을 해줬다. 그러자고 했더니 "이건 이 부분을 낮추는 게 좋을 것 같아아빠는 원래 디자인을 좋아하겠지만, 나라면 절대 신지 않을 거야" "이건 색을 바꿔보는 건 어때?" 등등 자세한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아들이 내 작업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도운 건 처음이 라서 꽤 흥미로웠다. 마침 패트릭이 와서 슈즈를 왜 이렇게 만들었어? 내가 원한 전 이게 아닌데"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빅터의 의견이라고 했더니 금세 컬렉션에 포함시키자고 했 다. 남자들도 아주 세부적인 것까지 나름의 취향과 관점이 있다. 여자들이 때로 눈치챌 수 없는 부분까지 말이다. 보통 여자들은 남성 아이템을 볼 때 외양만 보지만 남자들은 세일 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 자신만의 취향이 있을 때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에 우리 모두 각자의 취향을 가진다는 건 긍정적이다. 고객 중엔 빅터처럼 젊은 층도 있고, 패트릭 같은 세대도 있을 거다. 이런 다양성이 컬렉션을 풍요롭게 만든다. 일주일쯤 지나서 빅터 는 바로 "내 슈즈 샘플 나왔어?"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자 신어도 돼?”라고 물 어보기에 단호하게 다른 사람들처럼 다음 시즌까지 기다려야 해"라고 말해줬다.

 

V 가족들에게 큰 도움을 얻고 있는 듯하다.

AD 남성 컬렉션을 작업하려면 남자 몸이 필 요하다 직접 신어보고 느끼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으니까 그래야 어떻게 움직이는지.. 움적일 때마다 어떻게 보이는지 볼 수 있다. 옷을 만드는 작업이란 벽걸릴 오브제를 만 드는 것과는 다르다. 직접 사람 몸에 당을 뭔가를 만드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