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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이야기

알렉시스 마샬과 아드리앙 카요도가 까르벵 걸을 모험의 세계로 인도한다.

알렉시스 마샬과 아드리안 카요도의 패션 이야기나 해볼까?

V "어떤 디자이너들은 매 시즌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을 보여주는 데 반해서 당신들의 까르 벵 컬렉션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AC "우리는 늘 우리의 까르벵 걸에 대해 생각한다. 각 컬렉션은 그녀가 어디에 살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가끔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그녀는 늘 까르벵 걸이다. 그녀는 여름 컬렉션 때 바닷가로 휴가를 떠났고, 최근에 선보인 겨울 컬렉션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카트만두 고산지대를 탐험했다. 어린이용 동화책 중에 여자아이의 모험을 시리즈로 다루는 책이 있는데, 그런 걸 생각했다. 매 시즌 이 까르벵 걸의 모험에 대한 한 권의 책이다."

 

V "시간이 나면 여행을 가는 편인가?"

AC "그렇다. 그렇지만 여행을 떠나더라도 진정한 자 유 시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낯선 나라에서 여유롭게 쉬기보다 다음 컬렉션을 위해 리서치를 하느라 끊임없이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틀 정도는 시간을 내 서 미술관과 박물관, 벼룩시장에 들르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현지 여자들의 옷차림을 관찰한다."

AM "프랑스에선 보통 8월 한 달이 여름휴가다. 그래서 우린 한 나라를 정해서 그곳으로 떠난다. 한 달 동안 그 나라에 머물며 현지인이 되어 시간을 보낸다. 그 분위기에 젖어 거리를 구경하면 그 지역 사람들이 뭘 먹고, 어떤 식으로 옷을 입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한 달을 보내고 터질 듯한 가방을 갖고 돌아오곤 한다. 그 가 방은 온갖 바보 같은 것으로 가득 차 있다!"

 

V "매번 다른 나라로 떠나나? 같은 나라를 두 번 가는 일은 없나?"

AC "두 번 방문한 유일한 나라는 일본이다. 2011년과 2015년 여름에 갔다. 그렇지만 같은 곳에 두 번 가는 일은 거 의 없고 매 시즌 다른 나라로 떠난다. 우린 새로운 걸 발견하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 독일 이나 오스트리아 같은 유럽 국가는 물론 이비자. 이스라엘 등 정말 다양한 곳을 방문했고 전부 우리 작업에 영감을 줬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디자이너가 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V "둘은 언제부터 함께 작업하기 시작했나?"

AC "우린 에콜 아틀리에 샤르동 사바르에서 처 음 만났고 그때부터 늘 함께 작업해왔다. 나는 학생일 때 발렌시아가에서 잠깐 일하고 런 던의 알렉산더 맥퀸에서 알렉시스와 함께 일했다. 그리고 알렉시스가 먼저 지방시로 갔고, 나는 마크 제이콥스로 갔다. 여성용 슈즈를 디자인했는데, 그때 신발 공장과 가죽 원 단 등 가죽 제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다음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에서 잠깐 경험을 쌓고 알렉시스가 니트웨어를 디자인하던 지방시 하우스에 합류했다."

AM "지방시에서 처음엔 자수를 하다가 니트웨어 파트로 옮겼다. 컬렉션과 오뜨 꾸뛰르의 니트웨어를 맡았는데 정말 엄청난 작업이었다. 커머셜 라인은 이탈리아와 중국에서 제조됐지만 컬렉션 피 스는 특별했다. 심지어 꾸뛰르 니트웨어를 완성하기 위해 런던까지 가곤 했다. 내가 디자 인한 니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짜줄 할머니 장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AC "나는 남 성과 여성 컬렉션, 꾸뛰르 라인의 슈즈, 가방, 주얼리 등 전반적인 액세서리 디자인 작업을 했다. 우리는 리카르도 티시와 매우 가깝게 일하며 그에게 많은 걸 배웠다. 그 전 직장까지 만 해도 학교 수업의 연장처럼 느껴졌다면 본격적으로 자신의 레이블을 론칭하고 선보이는 것에 대한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는 기회였다. 어떻게 컬렉션을 만들고 아이코닉한 옷을 기획하는지, 패션계에서 대처하는 법, 사람들에게 우리의 비전을 보여주는 방식 등"

 

V "둘이 어떤 방식으로 함께 작업하는지 궁금하다."

AC "하나의 두뇌를 가진 것처럼 모든 것을 공유한다. 까르벵에서 컬렉션을 발전시킬 때도 각자 알아서 하는 일은 전혀 없다. 그냥 온종일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식이다. 심지어 사무실의 테이블도 서로 마주 보고 있으니까, 내가 액세서리 쪽에 경험이 많아 그 분야에서 좀 더 많은 작업을 할 때도 있지만 칠러 팔레트, 소재, 의상 등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함께 한다."

 

V "구체적인 아이템을 디자인할 때조차 함께 하는 건가?"

AC "분명 우리는 각기 존재하는 두 명의 사람이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긴 하지만 여행도, 일도 늘 함께 해왔기에 같은 페이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6 F/W 컬렉션 작업을 할 때 난 더 에스닉한 카트만두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지만 알렉시스는 오토바이 모티브를 더 사용하고 싶어 했다. 내가 크리스털을 장식할 때 알렉시스는 자수를 놓고 싶어 하고, 이런 아이디어를 조함해 카트만두로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 파티를 좋아하는 까르벵 걸이 탄생한 거다. 모든 것을 나란히 두는 게 우리의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고 사실 아주 좋은 방식이다. 팀으로 작업을 하면 결과물에 대해 확신을 갖고 안심할 수 있으니까.

V "가끔 다투거나 논쟁을 할 때도 있지 않나?"

AM "우리는 절대 싸우지 않는다. 예를 들 어 내가 화이트라고 할 때 아드리안이 블랙이라고 하면 회색으로 방향을 돌린다. 그렇지 만 결국에는 녹색이 나오는 식이다. 어느 한쪽이 이기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은 없다. 나는 아드리안에 대한 확신이 있고 아드리안은 나를 믿기 때문이다. 12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면 서 함께 일하는 방식을 터득했다고나 할까? 졸업 직후에 맥퀸 아래 잡무를 처리하던 시절부터 우리는 창의성과 세계관을 공유해왔다. 지금도 나 혼자서 스커트를 디자인하면 그걸! 완성하기 위해서 아드리안이 올 때까지 기다리곤 한다."

 

V "언제 처음 서로 필요하다고 느꼈나?"

AM "학창 시절부터 그랬다. 우린 서로가 이번 작업, 어떤 디테일에 강한지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아드리안은 스케치를 잘하고, 나는 현 실적인 옷을 만드는 데 능숙하다 실제로 옷 만들고 재단하는 기술을 배웠기 때문이다."

V "그렇다면 서로 단점 잘 알고 있겠다."

AC "난 기술적인 부분에 무신경한 편이다. 그 래서 일단 스케치하면 무조건 그런 옷을 실제로 만들 수 있을 지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한계가 있더라도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 걸 좋아한다."

 

V "까르벵 컬렉션은 둘의 비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나?"

AM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피정에 있다. 처음 까르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을 받아 들었을 때 우리는 까르벵 걸이 누구인 지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 오기 직전 그녀의 이미지와 그리 멀지 않다고 느꼈고 그래서 기존 까르벵 걸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결론지었다. 그녀보다 조금 더 재미있고 자신감 넘치는 친구라고 말이다."

AC "그리고 일렉트로 뮤직을 하는 밴드의 멤버라서 좀 더 섹시하고 적이다. 소년 같은 면도 있고 기존 까르벵 걸에 비하면 좀 덜 예쁜 편이다."

 

V "까르벵 컬렉션에서 A라인 미니스커트가 반복되는 게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AM "한 장의 옷감으로 된 단순한 아이디어 법이지만 어떤 원단을 쓰느냐에 따라 다양한 버전을 만들 수 있다. 까르벵이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60년대 파리의 자유로움도 담고 있다. 어젯밤 홍대 거리에서 수많은 미니스커트를 봤다! 그동안 주변에서 스커트가 너무 짧다는 평이 많았는데, 여기서 보니 우리 것은 짧은 것도 아니었다."

 

V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을 맡기에는 젊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나?"

AM "파리에서는 차세 대 추자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독립 브랜드를 이끄는 젊은이들도 많고, 꾸레주, 발맹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시 우리 또래다. 우리 또한 새로운 세대의 일부라고 생각한다."